차 7년째예요. 정비소에서 계산서를 받을 때마다 이상하게 부품값보다 공임이 더 눈에 밟혔어요. 와이퍼 한 짝 가는데 부품 만원, 손대는 값 또 만원. 에어컨 필터는 8천원짜리를 끼우면서 2만원을 받아가더라고요. '이 정도는 나도 하겠다' 싶어서 3년 전부터 하나씩 직접 해봤어요. 결론부터 말하면 뿌듯했던 것도, 식은땀 나게 데인 것도 있어요. 미화 없이 그 3년을 풀어볼게요.
와이퍼·에어컨필터·워셔액은 진짜 5분이면 끝나더라
제일 먼저 손댄 게 와이퍼예요. 마트에서 차종 규격만 맞춰 사서, 헌 걸 딸깍 눌러 빼고 새 걸 끼우면 끝. 처음엔 유튜브 켜놓고 5분 걸렸는데, 지금은 눈 감고도 1분이에요. 에어컨(캐빈)필터는 조수석 글로브박스를 열고 양옆 걸쇠를 안쪽으로 눌러 통째로 빼면, 그 뒤에 필터 커버가 숨어 있어요. 커버만 열면 필터가 바로 보이고요. 2만원 받던 걸 필터값 8천원으로 끝냈을 때가 제일 뿌듯했어요. 워셔액은 보닛 열고 파란 뚜껑에 콸콸 부으면 그만이고요. 손재주 없는 저도 이 셋은 망칠 구석이 거의 없더라고요. 셀프 입문으로는 이만한 게 없어요.
워셔액을 냉각수 통에 부을 뻔한 초보의 등골

근데 그 만만한 워셔액에서 하마터면 사고를 칠 뻔했어요. 보닛을 열었더니 파란 계열 뚜껑이 두 개나 보이는 거예요. 하나는 워셔액, 하나는 냉각수(부동액) 보조탱크였는데 위치도 가깝고 색까지 비슷했어요. 아무 생각 없이 왼쪽 뚜껑을 열고 워셔액을 들이부으려던 찰나, 뚜껑에 그려진 그림 — 앞유리에 물 뿌리는 표시 — 이 눈에 딱 걸렸어요. 손을 멈추고 다시 보니 그게 냉각수 통이었어요. 등골이 서늘했죠. 냉각수에 워셔액이 섞였으면 그날로 정비소행에, 수리비도 만만치 않았을 거예요. 그 뒤로 뭘 붓든 뚜껑 아이콘부터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어요. 통 위치는 차마다 다르니까, 셀프 하기 전에 매뉴얼로 워셔액·냉각수 자리는 꼭 구분해두세요.
엔진오일 직접 갈다 드레인 볼트에서 손이 떨렸다

자신감이 붙으니 겁이 없어졌어요. '엔진오일도 셀프면 3만원은 굳지' 하고 잭만 대고 덤볐죠. 언더커버 볼트를 한참 풀고 드레인 볼트에 렌치를 걸었는데, 오래 안 풀어서 그런지 꿈쩍을 안 해요. 힘을 콱 주는 순간 렌치가 미끄러지면서 손등이 쓸려 피가 났어요. 겨우 열어서 시커먼 폐유는 뺐는데, 진짜 문제는 다시 조일 때였어요. 얼마나 조여야 하는지 감이 없으니까 손이 다 떨리더라고요. 세게 조이면 알루미늄 오일팬 나사산이 뭉개지고, 약하게 조이면 달리다 오일이 새거든요. 결국 새 오일 붓고도 찜찜해서, 다음 날 정비소 가서 토크 제대로 걸렸는지 확인받았어요. 폐유 4리터 버리는 것도 골칫거리였고요. 3만원 아끼려다 오일팬 통째로 갈면 수십만원인 걸 그날 몸으로 배웠어요. 그 뒤로 엔진오일은 그냥 맡겨요.
배터리 셀프 교체 후 오디오·창문이 싹 초기화됐다

배터리가 한 번 방전돼서 차가 죽고 나서는, 새 배터리를 인터넷에서 반값에 사서 직접 갈았어요. 단자는 (-)부터 풀고 (+)를 나중에, 끼울 땐 그 반대 — 여기까진 검색해서 순서대로 잘했어요. 근데 시동을 거니까 오디오에 웬 잠금 코드가 뜨고, 창문 오토 올림이 안 먹는 거예요. 배터리를 완전히 떼는 순간 차 메모리가 다 날아간 거였어요. 오디오 코드는 매뉴얼 뒤에 적힌 번호로 겨우 풀고, 창문은 올림 버튼을 끝까지 당긴 채 몇 초 물고 있어야 리셋된다는 걸 한참 헤매다 알았어요. 요즘 차는 배터리 뗄 때 메모리 세이버(보조 전원)를 물려두고 작업해야 한다는 걸, 이 삽질을 하고 나서야 처음 알았네요.
3년 데어보고 그은 선 — 이건 셀프, 저건 무조건 정비소
정리하면 저는 와이퍼, 에어컨필터, 워셔액, 실내등 전구 정도만 셀프로 해요. 실패해도 안전엔 큰일이 안 나고, 마음도 편하니까요. 반대로 엔진오일, 브레이크, 하체, 얼라인먼트처럼 토크나 안전이 걸린 건 두말없이 정비소예요. 몇 만원 아끼려다 오일팬 나가거나 브레이크를 잘못 건드리면, 그게 훨씬 비싸고 무엇보다 위험하잖아요. 결국 기준은 하나로 정리됐어요. '실패해도 안전에 지장 없는 것'부터 시작할 것. 3년 동안 손등 긁히고 등골 서늘해지고 나서야, 저는 이 선을 확실히 그었어요.
